
계약갱신청구권 조건 이해하기
전세나 월세 계약이 끝날 때쯤이면 이런 고민이 생깁니다.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꼭 이사를 가야 할까?”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이 한 번 더 계약을 갱신할 수 있도록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정해진 기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또 임대인도 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계약갱신요구권을 언제 사용할 수 있는지,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는 무엇인지, 갱신 후에는 언제 나갈 수 있는지까지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이란?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계약을 갱신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임차인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갱신된 계약은 기존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체결된 것으로 보지만, 차임이나 보증금은 법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2년 계약을 한 번 더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언제 사용할 수 있을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행사 기간입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임대차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행사해야 합니다. 현재 법에서도 이 기간을 명확하게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 만료일이 2026년 12월 31일이라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대략 2026년 6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입니다.
다만 실제 계약에서는 날짜 계산이 중요할 수 있으므로 만료일을 기준으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때 말하면 되겠지”라고 미루기보다는 만료일을 확인한 뒤 여유 있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몇 번 사용할 수 있을까?
계약갱신요구권은 1회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한 번 갱신요구권을 사용해 2년을 연장했다면 같은 권리를 다시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는 것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이 한 번 연장됐으니까 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실제로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는지는 계약 당시 상황과 의사표시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
계약갱신청구권 조건중 거절사유입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이 있다고 해서 임대인이 무조건 계약을 연장해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임차인이 차임을 연체한 경우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연체한 사실이 있다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2.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임차했다면 갱신을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3. 임대인과 합의한 경우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하고 서로 합의한 경우에도 갱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임차인이 집을 무단으로 전대한 경우
임대인의 동의 없이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준 경우입니다.
5. 임차인이 주택을 심하게 훼손한 경우
임차인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주택을 파손한 경우에도 갱신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6. 주택이 멸실된 경우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더 이상 임대차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7. 철거 또는 재건축이 필요한 경우
노후나 훼손으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거나,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8. 임대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입니다.
임대인 또는 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려는 경우에도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실거주할 예정”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모든 상황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거주 여부를 둘러싸고 분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관련 자료를 잘 보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했다면 꼭 알아둘 것
계약갱신청구권 조건중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임대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는데, 갱신되었더라면 존속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경우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이라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이 거절됐다고 해서 관련 자료를 바로 버리지 말고 계약서와 문자, 카카오톡 등 관련 내용을 보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어떻게 행사하면 될까?
계약갱신청구권 조건중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임대인에게 갱신 의사를 전달하면 됩니다.
전화로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는 식의 분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문자나 카카오톡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예를 들어 간단하게 이렇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임대차계약을 계약갱신요구권에 따라 갱신하고 싶습니다. 계약 만료 후에도 계속 거주할 예정이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상대방의 답변까지 남아 있다면 나중에 의사표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분쟁 가능성이 높거나 중요한 계약이라면 내용증명 등 보다 명확한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갱신하면 무조건 2년을 살아야 할까?
계약갱신청구권 조건중
이 부분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임대차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 해지 규정이 적용됩니다.
법에서는 갱신된 임대차의 해지에 대해 묵시적 갱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6조의2를 준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갱신된 계약 중에도 임대인에게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대법원도 이 내용을 2024년 판결에서 명확하게 확인했습니다.
즉, “갱신했으니 무조건 2년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묵시적 갱신과 계약갱신요구권은 어떻게 다를까?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출발점이 다릅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법에서 보장된 권리를 직접 행사하는 것입니다.
반면 묵시적 갱신은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임대인과 임차인이 갱신이나 종료에 대한 별도의 통지를 하지 않아 기존 조건으로 계약이 갱신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대차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또한 묵시적 갱신이 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계약이 끝나갈 때 아무런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와 계약갱신요구권을 명확하게 행사한 경우를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갱신 시 보증금이나 월세는 올릴 수 있을까?
계약갱신청구권 조건중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임대료가 반드시 기존 금액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갱신되는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기존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지만, 차임과 보증금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증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갱신을 앞두고 있다면 “갱신청구권을 쓰면 월세나 전세금이 절대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법에서 정한 증액 제한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갱신요구권을 한 번 사용하면 다음에는 무조건 이사를 가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갱신요구권 자체는 1회만 사용할 수 있지만, 이후 계약이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는지는 당시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썼으니 무조건 2년 뒤에는 나가야 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다음 계약 상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집주인이 실거주한다고 하면 무조건 나가야 하나요?
임대인이나 직계존비속의 실제 거주는 법에서 정한 갱신 거절 사유 중 하나입니다.
다만 실제 거주 의사가 있는지 등을 둘러싸고 분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임대인의 말만 듣고 관련 자료를 모두 없애기보다는 계약서와 문자 등은 잘 보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계약갱신요구권을 전화로 말해도 되나요?
법에서 반드시 특정 방식으로만 행사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언제 어떤 내용으로 갱신을 요구했는지를 입증할 수 있도록 문자나 카카오톡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Q. 갱신요구권을 사용하면 무조건 2년 동안 살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갱신된 계약에도 해지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임차인은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발생합니다.
계약 만료 전에 이것만 확인하세요
계약갱신을 앞두고 있다면 아래 내용만큼은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① 계약 만료일 확인
② 갱신요구권 행사 가능 기간 확인
③ 이미 갱신요구권을 사용했는지 확인
④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한다면 그 사유 확인
⑤ 갱신 의사는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전달
⑥ 보증금·월세 조정 여부 확인
특히 계약 만료 직전에 급하게 움직이기보다는 6개월 전부터 일정을 확인해두는 것이 가장 편합니다.
생활도감 한마디
계약갱신요구권은 세입자에게 꽤 중요한 권리지만, “무조건 2년 더 살 수 있다” 정도로만 알고 있으면 오히려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사용 기간은 언제인지, 몇 번 사용할 수 있는지, 집주인이 언제 거절할 수 있는지를 함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나 보증금·월세 조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에는 문자나 계약서 등 관련 기록을 잘 남겨두세요.
부동산 계약은 서로의 말을 기억하는 것보다 나중에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